창작시집

바람처럼 잎새처럼

JK_Y 2009. 9. 16. 11:25

바람처럼 잎새처럼

 

- 양태평 (1992) -

 

 

차가운 겨울바람은

뼈 속을 에이는 듯

살을 깎고

애를 끊지만

 

다만

스쳐갈 뿐.

 

스치는 바람을 움킬

겨를도 없이

또 다른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은

쉴 새 없이 불어도

떠나기

마련이다.

 

 

떨어진 잎새는

소생할 수 없고

나무는

벌거벗은 채

겨울을 보내나

 

한탄하지

않는다.

 

잃어버린 잎을 주울

겨를도 없이

새 움을

돋운다.

 

잎은 떨어지고, 또

잎은 돋아난다

 

상실의 설움도

퇴색의 수치도

생각지 않고

새로이 단장한다.

 

어제의 영광과

고통은 지나가고

 

존재하는 것은

현재의 활동과 꿈뿐.

 

부단히 읽고

쓰고 일하며

내일을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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