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땅은 높은 곳

JK_Y 2009. 9. 16. 11:34

땅은 높은 곳

 

- 양태평 (1992) -

 

 

이따금 밤하늘을 밟으며

지상을 들여다 본다.

 

검은 불빛은

누리에 가득 차고

동화처럼 슬픈

소년의 꿈이 있다.

 

돌더미에서 피어난 꿈싹은

설한풍상 겪으며

무덤으로 꺾여 가고

매서웁게

피눈물 말라붙은 곳

 

별무리가 터잡기엔

까마득한 나라.

 

서리 같은 세월을

발목 죄며 걸어가도

가슴마다 겹겹이

울타리 쳐지고

 

몸 찢기고 피 흘려도

오를 수 없는 곳.

 

정말이지

땅은

너무너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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