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 양태평 (1992) -
부끄러운 듯
조심스레 피어나는
너
무상(無上)의 설렘으로
살며시 다가가는
나
화려하지도 않고
오염되지도 않은
빗물처럼 어줍은 사랑
허나
마주선 은행나무 같이
내가 아니면
넌 아무것도 아니고
네가 없으면
난 아무 의미 없는 것
하여
너란
너의 존재란
내 생명의 반쪽이리니
쉬이 불타지 않고
쉬이 꺼지지 않을
너와 나의
언약을 위해
두 손 고이 모으고
머리 숙이노라.
* (주) 은행나무는 암‧수가 가까이 있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