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사랑을 위한 서시(序詩)

JK_Y 2009. 9. 14. 00:21

 사랑을 위한 서시(序詩)

 

  - 양태평 (1992) -

 


  사랑이여
  그대가 내 곁에
  다가올 때는
  가시 단 장미일랑
  품지를 마오
  순결한 백합으로
  다가와 주오.


  사랑이여
  그대가 내 눈을
  마주할 때는
  고뇌의 눈짓일랑
  짓지를 마오
  생기띤 눈빛으로
  마주해 주오.


  사랑이여
  그대가 내 귀에
  속삭일 때는
  세상의 시비일랑
  따지지 마오
  희망찬 노래만을
  속삭여 주오.


  사랑이여
  그대가 내 손을
  맞잡을 때는
  체온없는 장갑일랑
  끼지를 마오
  따뜻한 맨살로써
  맞잡아 주오.


  사랑이여
  그대가 내 입에
  입맞출 때는
  쓰디쓴 약물일랑
  머금지 마오
  달콤한 포도주로
  입맞춰 주오.


  사랑이여
  그대가 내 품에
  안기어 올 땐
  진한 백분 내음일랑
  풍기지 마오
  박하의 연한 체취로
  안기어 주오.


  사랑이여
  그대가 내 곁에
  다가올 때는
  하얀 손수건일랑
  지니지 마오
  승리의 깃발 들고
  다가와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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