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난
- 양태평 (1992) -
그래도 난
사랑을 할거야
달콤한 입술에
악마가 도사리고
맑은 눈동자에
욕정이 번뜩여도
그래도 난
밉지가 않아
그 즐거운 비명이
나는 좋아라.
봉긋한 가슴잎사귀에
가시가 숨겨 있고
듬성한 수풀 사이에
야생마가 날뛰어도
그래도 내 눈길은
머물고 싶어
그 녹녹한 샘터가
나는 좋아라.
향긋한 체취가
가책을 자아내고
그 상냥함이
쌍그렇게 등돌려도
그래도 난
여인이 좋아
왠지 모를 마력에
나는 이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