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비오는 날
- 양태평 (1992) -
한 떨기 꽃잎은
바람결에
지푸라기 되어
떨구어져 가고
들뜬 정열은
흙에 흥분되어
빨리어져
녹는다.
밉살스레
곱게 자라는
코스모스는
손짓을 하는데
아내의 흐느낌에
가슴은 시체 되어
실려 나가고
슬픔이 남긴
발자취엔
먼지가 자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