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露呈)
- 양태평 (1992) -
수원행 완행 버스
뒷자리에 몸을 싣고
떠나는 길
어제 그 길
북적북적
왁자~ 조용
순돌이의 욕지거리
어둠보다 더 강해
전봇대 스쳐 가면
의자 덜컹 마음 울렁
흐느적 비계덩이
뉘 것인지 모르겠다
우뚝 속은 고층 맨션
늘어선 공장 굴뚝
아른아른
권태 아롱
부르릉- 검은 연기
가로수를 휩싸 덮어
하늘 보고 별을 봐도
메스꺼움 어이할꼬
아이야
깝치지 마라
이 아저씬 떨어지는
태양도 알지 못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