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 기원(祈願)
- 양태평 (1992) -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다
문득
돌아다본다
찢겨진 상처보단
새삼스러이 느껴지는
매임.
소크라테스의 배고픈 외침에
양귀비의 뽀-얀 살결에
프로이드의 높다란 성벽에
이어져
보일 듯 말 듯한
얼레.
끌려가고 싶진 않은데
활공을 위해 끊어지면
추락, 정지 ……
생각하면 어찌할 수 없는
회한뿐.
운명을 알기에
고개 숙여 비나니
바람이여, 얼레여
무지개에 닿고픈
내 소박한 꿈을 위해
물결치는 바다 위
선한 키가 되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