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밤에
- 양태평 (1992) -
어둠이 깔린 거리엔 비가 내리고
차는 바쁜 듯 쉥하니 달린다.
두 송이 촛불은 아른거려
빗소리의 애달픔을 밝히는데
홀로 잠 못 이뤄 허한 영혼은
여명을 재촉하며 애를 태운다.
별은 구름 속에 잠들고
너는 산너머 멀리 있어
그리움은 더욱 짙다.
지금쯤 잔잔한 미소 머금고
포근한 사랑을 꿈꿀 네 모습이 보고파
차라리 나는
네 고요한 방 창문을 두드리는
한 줄기 바람이 되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