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백
- 양태평 (1992) -
천근 만근 가슴앓이
달고 달다 못 다 달면
오늘은 면벽하고
일기를 쓰자
인간의 우둔함에 대하여.
곰팡내 나는 계절
휘장처럼 드리우면
맨살 드러내고
하늘을 마시자
대지의 생명력을 기리며.
빈약한 가슴팍
사랑이 갈증나면
굵은 소금 먹고
눈물을 쏟자
내가 알던 소녀의 뒷모습을 위해.
한 잔의 바람
흔들리어 가면
빈 마음으로
고독을 마시자
내 모습 이대로를 예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