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사루비아

JK_Y 2009. 9. 16. 12:04

사루비아

 

- 양태평 (1992) -

 

 

샐비어 샐비어

오월이나 시월이나

목마른 여름에도

곱디고운 이름이여

 

마음이 청초하여

덜미 곱게 자랐구나

수줍음을 감추려고

이마 오뚝 솟았구나

 

 

샐비어 샐비어

자연스런 교태여

과도히 자랑 않는

수수한 차림새여

 

둘이서 사랑하자고

두 겹으로 피었구나

한 떨기론 애살스러워

무리지어 피었구나

 

 

샐비어 샐비어

꽃다운 정신이여

빛깔 중에 빛깔

향기 중에 향기여

 

처녀 가슴 물들이려

진홍빛 띠었구나

사내 마음 녹이려고

진한 향내 품었구나

 

 

샐비어 샐비어

불타는 사랑이여

장미를 잠재우는

정열의 화신(化身)이여

 

아름다움 섬세하여

작은 송이 되었구나

긴긴 밤을 달게 하려

꿀항아리 지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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