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안개비를 맞으며

JK_Y 2009. 9. 14. 00:13

안개비를 맞으며

 

- 양태평 (1992) -

 

 

뭉실뭉실한 열구름은

애잔한 소녀의

눈물덩이런가

 

오늘같이 안개비가 내리는 날이면

옅은 가슴은

하이얀 그리움으로

물든다.

 

내가 기다리는 소녀는

나처럼 안개비를 맞으며

부드러운 상념에 젖어 있을까

 

아니면

산뜻한 노을 비껴 지는

오솔한 언덕에서

사랑의 움을 틔우고 있을까

 

그도 아니면

아지랑이 낀 호숫가에

외따로 서 있는 수양버들처럼

하염없는 기다림에 지쳐 있을까.

 

찌든 땀자국을 훔치며

두 볼을 스치는 비이슬아!

지상을 돌고 돌아

안개비 되어

소녀의 머리칼을 적시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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