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문학을 위한 변명

JK_Y 2009. 9. 14. 00:01

문학을 위한 변명

 

  - 양태평 (1992) -

 


  소설을 쓰는 나를 두고
  어떤 이는 미쳤다고 손가락질한다.
  시를 쓰는 내 낯을 보고
  어떤 이는 대책없이 순수하다고 놀린다.


  학벌과 재능과 신체, 그 무엇이 부족하여
  남들은 좋다 하는 권력과 부귀를
  마다하느냐고 나무란다.
  홀어머니와 네 동생과 가문을
  걸머지고 내달으라고
  채찍질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모질지도 못하고
  대차지도 못하며
  세상에 대해 모르지도 않고
  부조리에 융통적이지도 않다.


  알면서도 실행 못하는 것만큼
  슬프고 고통스러운 건 없더라.


  세상과 맞부딪쳐 내가 얻은 건
  아픔, 그뿐이다.


  내가 겪은 비극이 너무나 큰 것이기에
  나는 그 비극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을 수용하며 살고 싶은 까닭이다.


  내게 있어
  소설은 삶 그 자체이며
  시는 삶의 영원한 예명(藝名)이다.

'창작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를 그리며  (0) 2009.09.14
새로운 길을 택하며  (0) 2009.09.14
진 단  (0) 2009.09.14
시작 연습 (詩作演習)  (0) 2009.09.14
난 알 수가 없어요  (0) 2009.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