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길 손

JK_Y 2009. 9. 16. 11:54

길 손

 

- 양태평 (1992) -

 

 

한 굽이 두 굽이 돌아가다가

황금빛 들녘이 바라보이면

길손은 발을 쉬고

하늘을 보지요

 

파아란 거울에

고향산천 비치면

동그란 발자국 뒤돌아보고

가슴엔 애수(哀愁)가 흥건히 고여요

 

바람결에 일렁이는 황금물결이

홀로 선 달꽃따라 사그라지면

길손은 밤배 타고

노를 젓지요

 

출렁이는 거울에

그리운 이 어리면

떨리는 손 마주하여 고개 숙이고

객고(客苦)는 안으로만 삭여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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