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손
- 양태평 (1992) -
한 굽이 두 굽이 돌아가다가
황금빛 들녘이 바라보이면
길손은 발을 쉬고
하늘을 보지요
파아란 거울에
고향산천 비치면
동그란 발자국 뒤돌아보고
가슴엔 애수(哀愁)가 흥건히 고여요
바람결에 일렁이는 황금물결이
홀로 선 달꽃따라 사그라지면
길손은 밤배 타고
노를 젓지요
출렁이는 거울에
그리운 이 어리면
떨리는 손 마주하여 고개 숙이고
객고(客苦)는 안으로만 삭여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