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소꿉 사랑

JK_Y 2009. 9. 16. 11:52

소꿉 사랑

 

- 양태평 (1992) -

 

 

나의 소녀야,

우린 요다음에

무엇이 될까?

 

넌 아빠가 되고

난 엄마가 되어

아들딸 낳고 살지.

 

네가 꽃이 되고

내가 별이 되어

내가 널 비춘다면?

 

그건 너무 외로워

머얼리 떨어져 있기에

무지하게 그리울거야.

 

너는 조약돌 되고

나는 시냇물 되어

내가 널 간질인다면?

 

싫어, 너무 억울해

네가 자꾸만 흘러가면

나는 분해서 어떡해.

 

네가 비가 되고

내가 바람이 되어

내가 널 업고 가면?

 

사람들이 싫어할거야

우산 받치고 옷깃 여미면

우린 버림받는 거잖아.

 

너는 조개가 되고

나는 갈매기 되어

내가 널 위해 춤춘다면?

 

네가 날 두고 날아가면

멀리멀리 가버리면

나 홀로 어떻게 살라고.

 

네가 바다가 되고

내가 돛단배 되어

네가 날 떠받치면?

 

시기심 많은 폭풍이

가만 두지 않을거야

너로 날 미워하게 할거야.

 

너는 시가 되고

나는 음악이 되어

서로 어우러지면?

 

아이 좋아, 정말 좋아

너는 나를 감싸 안고

나는 네 품에서 흥얼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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