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평화
- 양태평 (1992) -
밤아!
만물을 고요 속에 몰아넣고
가쁜 호흡마저 잠재우는
너, 평화의 밤아!
황혼이 다녀가는
소리 들리면
나 너를 맞아
불을 밝히리
마음 설레는
소녀의 웃음소리
귓가에서 사라지고
풀벌레 소리만이
적막을 뚫고 올 때
네 품속에 반짝이는
별을 노래하리
어스름 달빛
서녘 하늘 비취매
추억의 조각들
물 속 깊이 가라앉고
잔잔한 호숫가에
내 마음 머물 적에
묵은 육신 벗어 던지고
물 위를 거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