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냉동심장 (冷凍心臟)
JK_Y
2009. 9. 16. 11:29
냉동심장 (冷凍心臟)
- 양태평 (1992) -
장미꽃이 향기를 잃는다 해도
흘려 줄 눈물이 없다
태양이 식어 떨어진다 해도
할 말이 없다
백합이 시들어 짓밟힌다 해도
슬퍼할 마음이 없다
오직 한 조각 차가운 심장만을
안고 있을 뿐이다
진(眞)을 사랑할 명철한 지혜도
선(善)을 행할 힘찬 손도
미(美)를 만끽할 뜨거운 가슴도
지금은 없다
인간의 오묘함에
생명의 신비에
우주의 질서에
자연의 모든 벅찬 감격에도
문을 닫은 채
단지
심장의 박동만을
느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