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아 침

JK_Y 2009. 9. 16. 11:28

아 침

 

- 양태평 (1992) -

 

 

참새들의 기상나팔에 눈을 떴습니다

간밤에 비가 내려 대지가 촉촉합니다

호박꽃이 물방울을 머금고 인사합니다

들깻잎도 치마를 흔들며 눈짓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개어

동녘에서 밝은 빛이 떠오릅니다

나는 살을 꼬집어 봅니다

어제와 똑같이 아픔을 느낍니다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신기함을 느끼며

멋쩍게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