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겨울 겨울 겨울

JK_Y 2009. 9. 16. 11:27

겨울 겨울 겨울

 

- 양태평 (1992) -

 

 

한낮의 눈싸움으로

나른해진

육체를 끌고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앞에

섰다

 

몸부림으로

이글거리는

한겨울의 정(精)이여

 

 

가만,

어둠이 성큼

달려온다

 

숨을 죽이고

옛 성인과

마주 앉아라

 

허덕이는 가슴을

한껏

채워라

 

 

스러지는

불꽃과 함께

어두움이 짙어졌다

 

아무 말

마라

 

연인의 온화한 숨결과

달콤한 속삭임이면

족하다

조용히, 격렬하게

 

 

이제 그만,

웅장한 음악이

들린다

 

얼어붙은 밤하늘엔

초롱초롱

별이 빛나고

 

흐느적거리는 육체 속에선

불같은 영혼이

꿈틀거린다

 

살며시

눈을 감고

시를 읊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