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생 명

JK_Y 2009. 9. 16. 11:20

생 명

 

- 양태평 (1992) -

 

 

눈물의 가면을 쓰고

못 견뎌 끌려간 사랑채서

어줍은 작태(作態)를 부리던 이

이젠 없다.

 

수은등의 매달린 외로움은

고향의 낙엽을 닮고

긴긴 밤의 고뇌와 번민은 세모바람에

침전을 이루니,

 

기지개가 묻힌 자리엔 시지프의

호흡이 아롱거려‧‧‧

생명은 오직 현재, 그 이후의 연속.

 

생명의 추수를 위해

때묻은 껍질을

알몸으로 뜨겁게 뜨겁게 부딪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