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겨울새
JK_Y
2009. 9. 14. 00:07
겨울새
- 양태평 (1992) -
님 떠난 강기슭에
눈바람 으스스한데
뜬 밤 지킨 겨울새 하나
좁은 어깨를 늘인다.
뒤척이다 꿈들면 겨울나무 보이고
고독처럼 남겨진 불씨가 있다.
행여 눈부심 있을까
물살 갈라 봐도
꼭 다문 새벽강은 어둠에 발목잡혀,
돌이켜
흩어지는 발길을 가눈다.
입때껏 길어 올린 아릿한 추회는
굴뚝 연기 속에 파묻혀 가고
사랑은 막차처럼 기적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