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집

어머니를 그리며

JK_Y 2009. 9. 14. 00:03

어머니를 그리며

 

- 양태평 (1992) -

 

 

어머니, 당신은

기나긴 낮과 밤을

인내와 근면과 온화함으로

지새워 오셨습니다.

 

몇 번이나

도망쳐야 할 상황에서

용케도 견뎌 내셨고,

일곱 남매 뒷바라지를 위해

눈 내리는 겨울에도

아물지 않는 골반을 이끌고

이 거리 저 일터를 다니셨습니다.

 

남을 짓밟고서라고

위로 오르려는 틈새에서,

사랑을 다하지 못한 죄스러움으로

번민하던 당신을 뵈올 때

내 마음은 차라리

슬펐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당신 뜻대로

우리는 베풀며 살아갑시다.

내가 굶주려도 남을 걱정하고

남이 헐벗으면 내 마음 아파하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살아갑시다.

 

어머니!

머얼리 있을수록

더욱 더 그리워지고 사랑하게 됩니다.

 

가까이에서 못한 말들이

후회스럽게 떠오르고

펼치지 못한 사랑의 행동들이

가슴 아프게 사무칩니다.

 

어머니!

별조차 잠든

고요한 밤입니다.

오늘밤만이라도 편히 쉬소서.

 

자식도 이웃도

잊은 채

아침해를 맞기 위해

편안히 주무시소서.